<불타는 해물짬뽕>의 ‘사랑 레시피’
김영일. 김미자 부부가 운영하는 불타는 해물짬뽕집은 얼큰한 짬뽕 맛도 별미지만, 필자의 입맛에는 자장면 맛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느끼하지 않고 달지 않으며, 자장면에 위에 다소곳이 올려져 나오는 계란후라이가 예술이다. 기름에 튀긴 것 같은 계란후라이를 자장면과 함께 뒤섞으면, 과거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먹던 간짜장 생각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과거 부산에서는 간짜장에는 꼭 계란후라이를 올려줬었다. 주방장이자 주인장인 김영일 세프는 얼뜻 보면 주방장보다 공수부대 선임하사 같은 분위기다. 몇 번 마주친 손님에게는 거수경례를 하며 ‘충성’ 구호까지 붙인다. 중국 음식점 주방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자장면과 짬뽕 그리고 요리 맛만큼은 일류 주방장 솜씨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반면, 홀에서 주문과 서빙을 전담하는 김미자 안주인은 60평이 넘는 넓은 홀 30여 개의 테이블을 깔끔하게 관리‧정돈한다. 그래서 이 집은 10여 명의 단체 손님 3~4팀이 와도 전혀 복작거리지 않고 쾌적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이 집은 공기밥 가격을 별도로 계산하지 않는다. 짬뽕의 국수와 건더기를 먹고 난 후, 또는 자장면을 먹고 난 후, 국물이나 짜장에 밥을 말거나 비벼서 먹는 ‘중식의 정식’을 가볍게 체험할 수 있고, 곱배기라고 가격을 더 받지도 않아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해 주는 ‘착한 식당’이다. 매주 일요일이 휴무이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다. (문의‧예약 전화 : 041- 733- 2566) 김영일 세프는 김유인이라는 필명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라고 그의 부인이 살짝 귀뜸해 준다. 그의 ‘사랑 레시피’라는 시가 가격표와 함께 부착되어 있다.
- 이정민 기자
<저작권자 ⓒ 충지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